폭우의 28번째 단면

폭우의 28번째 단면

이훤


사람들이 주목하든 그렇지 않든 비는 낙하했다


치졸하건 장엄하건 비극은 비극이었다 누군가 알아 주지 않는다 해서 내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듯 생의 단면에 어떤 표정으로 남아 있는 감정들은 그 자체로 주목돼야 마땅했다 오래 젖어 싸늘한 등짝 없었던 이 있는가 응당, 밤마다 마주하는 불안 때문에 나의 날씨를 외면하는 일은 회피하고 싶다 너무 졸렬하잖은가 나를 너무 쉬이 저버리는 나는 


폭우는 끝까지 폭우가 되는 일에 저를 쏟고


(마르는 일은 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때 치러지는가)


나는 나를 부추겨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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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부는 사람

갑자기 그녀가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어. 내가 갑자기라고 말하는 건 그녀가 30년 넘게 휘파람을 불지 않았기 때문이지. 짜릿한 일이었어. 난 처음엔, 집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나 했어. 난 위층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그녀는 아래층에 있었지. 잡힌 게 아니라 스스로 날아든 새, 야생의 생기 넘치는 그 새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지저귀고 미끄러지고 되돌아오고 희롱하고 솟구치는 소리였어.


이윽고 내가 말했어. 당신이야? 당신이 휘파람 부는거야? 응, 그녀가 대답했어. 나 아주 옛날에는 휘파람을 불었지. 지금 보니 아직 불 수 있었어. 그녀는 휘파람의 리듬에 맞추어 집 안을 돌아다녔어.


나는 그녀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했어. 팔꿈치며 발목이며, 기분이며 욕망이며, 고통이며 장난기며. 분노까지도. 헌신까지도.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기 시작하긴 한 걸까? 내가 30년간 함께 살아온 이 사람은 누굴까?


이 맑고 알 수 없고 사랑스러운, 휘파람 부는 사람은? 




휘파람 부는 사람 _ 메리올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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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나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고,

나이 들면 나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으며,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돈을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 들여진 내 마음이다.

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이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도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모든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내가 결정한다.

또 상처를 키울 것인지 말 것 인지도 내가 결정한다.


그 사람 행동은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은 언제나 내 몫이다.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거칠게 말할수록 거칠어지고,

음란하게 말할수록 음란해지며,

사납게 말할수록 사나워진다.

결국 모든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를 다스려야 뜻을 이룬다.

모든것은 내 자신에 달려있다.


- 백범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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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이 끓기 시작할 때

분홍이 끓기 시작할 때



여세실



현아, 우리는 분홍의 치마 속을 훔쳐본 공범이지 언덕위를 

뛰어오르면 칠이 벗겨진 교문이 보이고 이마 위로 벚꽃잎이

떨어져 현아, 나도 가느다란 손가락을 가지고 싶어 벚나무처럼

손바닥을 펼치고 하얗고 가벼운 슬픔을 퉁기고 싶어 생리도 하품도

질투도 모두 옮아갔던 우리, 나는 어느새 너의 사투리로 비밀을

누설해


현아, 나는 가슴이 큰 여자가 되고 싶어 밤의 귀퉁이에서

일기장을 찢는 너를 안고 젖을 물리고 싶어 하루를 뜯어 장미를, 

비행기를 접어 줄래 네 속에서 무수한 모서리들이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듣던 밤, 제 살을 뚫고 올라오는 가시를 벼르는 것만이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일 때가 있지 지붕마다 벚꽃잎이 

맨발로 뛰어내리고 내 속에서 기포가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해

서서히 뜨거워지는 분홍의 체온, 키키, 불시착하는, 팔랑팔랑, 꿈


어른이 된다는 건 나의 실패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걸까


열등감이 유일한 동력인 무렵에 현아, 우린 서로를 오독하며

돈독해지지 빨강이 되기 직전의 우리들 울음은 가장 뜨거운

울음이라고 명찰을 손에 꼭 쥐고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해 현아 일 년 뒤엔, 십 년 뒤엔, 그 언덕엔 벚나무의

틈을 훔쳐보고 눈이 멀어버려도 좋을, 몽땅 미쳐, 아주 미칠 것 같은, 

어린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때도 나무들은 땅속에서 서로의 고단한 종아리를 주무르고

있을까 







제 23회 대산 청소년 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작 

안양예고 여세실 학생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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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일단 선택하도록 주어진 것들을 살펴보기 전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생각해보라. 당신의 판단 기준을 기록하고 무조건 그것을 지켜라. 그리고 후회없는 완벽한 선택은 없다고 인정하라. 홍수처럼 밀려오는 가능성들 앞에서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은 비합리적인 완벽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은 그냥 일이 잘 해결된 것으로 만족하라. 인생의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 선택의 폭이 무제한적인 시대에는 오히려 그 반대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즉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가장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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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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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작은 설국열차가 될듯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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