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옛날의 불꽃 - 최영미 



때로는 

서럽게 울어보고 싶은 때가 있네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 넋두리도 없이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하여 정갈하게 울고 싶네

그리하여 눈물에 흠씬 젖은 눈과

겸허한 가슴을 갖고 싶네


그럴 때의 내 눈물은

나를 열어가는 정직한 자백과 뉘우침이 될 것이다.

가난하지만 새롭게 출발할 것을 다짐하는

내 기도의 첫 구절이 될 것이다


참회 - 이정하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 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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